서태지와 아이들 3집, 신비를 가득 담은 앨범 by 백작크리스

 

 

Yo! Taiji 로 시작하는 서태지와 아이들 3집 앨범. 반도음반에서 94년 8월 10일에 발매 했습니다. 이때 가족들과 필리핀 여행을 떠나던 길이어서 놓칠 줄 알았던 서태지의 3집 앨범을 다행히 공항에서 구입해 안도했던게 기억에 남네요. 그만큼 어린 학생들에게도 엄청난 기대와 감동을 주었던 뮤지션 서태지의 그룹 3집입니다.

 

 

 


가장 유명한 곡은 타이틀인 '발해를 꿈꾸며'와 역대 가장 강렬한 사회적 메세지를 담은 '교실이데아' 인데요, 그 외에도 '널 지우려 해', '영원'등의 명곡이 담긴 앨범입니다. 오랜만에 앨범을 리뷰하고 싶단 생각을 갖게 된 것도 이런 숨은 명곡들 때문입니다. 양사장님의 감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널 지우려 해'의 가사에 대한 글을 접하면서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뜨겁던 10대에 달아오르던 감정폭발의 시발이었어요. 작은 방안에 모여있던 우리들은 후렴구에 '가슴아픈 일이지만' 하며 내 지르던 소절에서 모든 감정을 담았었죠. 어설픈 헤드뱅잉과 함께

 

 

'영원'은 정말 놀라운 트랙입니다. '닥터콜'의 블로그 (http://doctorcall.tistory.com) 보면 3집 앨범을 자세히 다룬 포스팅이 있었는데, 특히나 '디즈니 음악을 듣는 듯한 몽황적이고 신비스러운 느낌' 에서 극한 공감대가 형성됬습니다. 맞아요. 당시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언킹' 으로 이어지던 디즈니 에니메이션은 정말 센세이션 했고, 그와 동질의 감동을 대한민국 최정상의 '아이돌 그룹'의 앨범에서 들을 수 있었다는건 지금 생각해도 큰 놀라움입니다. 저도 훗날 클래식을 정공으로 정해놓고 되도 않는 락이니 재즈에 빠지게 되면서 항상 참고했던 트랙들이 서태지의 음악이었어요. 그때 제가 들고간 요상한 동양의 음악들을 들려주었던 서양인들의 반응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완성도가 높다' 그들의 공통된 평이었습니다.

 


김동률이 라디오에서 밝힌 '영원'에 대한 리뷰가 있습니다. 발라드 가수로써 갖고 있던 자부심이 무너질 정도의 충격이었다는데, 사실 그 보다 더 큰 3집의 충격은 '교실이데아' 부터 '내 맘이야' 과 '제킬박사와 하이드'로 이어지는 락음악 라인이죠. 아마 이때부터 서태지 솔로 앨범들의 모티브가 잡히지 않았을까 추정됩니다. '불고기가 먹고 싶은데', '잠 잘 땐 깨우지 마라', '라해로 꾸거' 등의 한 없이 가벼운 소절들로 이뤄진 '내 맘이야'의 사운드는 도대체 이게 20년 된 음악인가 싶습니다. 솔직히 멜로디 라인이 그리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아마도 양현석이 힐링캠프에서 밝힌 '멜로디 강화에 공헌했다'란게 이런걸까요? 미안하지만 '내 맘이야'는 서태지와 안흥찬의 콜라보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3집 앨범 자체가 서태지와 크래쉬-안흥찬의 만남입니다.

 

 

 


어릴때부터 스래쉬 메탈을 더 좋아했고, 가장 처음 좋아한 보컬이 데이브 머스테인이라고 <나는 이런 연습시절을 거쳤다> 에서 밝혔죠. 이런 어린 메탈매니아의 탄생때문에 후에 엄청난 대참사가 나게 될 줄이야.. 3집 앨범은 서태지가 뮤지션이 줄 수 있는 사회적 영향력이 그 이상의 것으로 커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어린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카세트테이프를 뜯어 테이프를 길게 늘어놓고 다시 그걸 거꾸로 되감고... 그러고는 악마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호들갑 떨면서 공포아닌 공포에 휘말리죠. 네 제 경험담입니다. 그때 같이 작업했던 2명의 여학생은 눈물까지 흘리며 전율을 느꼈죠 '교실이데아'를 들으며, 아니 더 정확히 하자면 '안흥찬'의 보이스를 들으면서요. 지금은 아기아빠가 된 한 녀석은, 안흥찬의 창법을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단 이유만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영웅이 되기도 했습니다. 뭐 9시 뉴스에서도 다룬 피가 모자르다며 절규하는 사탄의 목소리 사건은 서태지와 안흥찬이 만들어 낸(고의든 아니든) 희대의 해프닝이죠.

 

 

 

3집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8번 발해를 꿈꾸며(INSTRUMENTAL) 입니다. 가장 많이 들었고 또 감동을 받았죠. 특히 기타와 드럼 세션이 너무 훌륭했고 또 많이 배울수 있었습니다. 발해를 꿈꾸며는 Tim Pierce란 기타리스트가 참여했는데 꽤 유명한 세션인것 같아요. 베이스를 연주한 John Pierce와 형제인지는 구글링을 해봐도 알 수가 없는데, 이들을 바라본 서태지의 기분이 어땠을까 궁금해요. 서태지는 익히 알려진대로 시나위 베이스출신이죠. 그런데 그건 기타리스트를 꿈꾸던 서태지가 신대철 때문에 베이스에 만족했어야 하는게 아니었나 싶어요. 왜냐하면 서태지는 일렉기타를 정말 잘 연주하기 때문입니다. 1집에서 부터 퍼스트는 아니지만 꾸준히 일렉기타를 연주하거든요. Yo! Taiji는 모두 서태지의 연주라고 생각되고요. 세션들하고 개인적인 친분은 아닌 것 같은게 세션들의 약력에 서태지와 아이들 3집 앨범 참여는 없더라고요. 사실 여기서 몇가지 의문점이 생겼었고 지금까지도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풀어내 볼께요.

 

 

 


제가 음악을 전공할 당시 서태지의 솔로앨범들이 발매했어요. 여러 코치들에게 앨범을 들려주고 함께 연구하고 연주하면서 연습했는데, 그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한점은 위에도 밝혔듯이 '완성도'였어요. 그리고 한가지 더. '샘플링'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솔로 1집은 거의 모든 드럼이 샘플이며 기타리프도 일부러 샘플을 따서 사용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서양인들은 서태지가 누군지 1%의 정보도 없고 관심도 없으니 쉽게 단정지었는데,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샘플링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부족했었으며 락음악에 샘플링이 왠말이냐고 생각했어서 믿기 어려웠는데 지금와서 보면 조금 의아하죠. 그 의아함은 서태지의 신비주의와 같은 맥락의 것들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작업하는 것일까? 왜 활동을 이렇게 간헐적으로 하며 장르의 선택기준은 무엇일까? 등등의 것들. 그중에 가장 궁금한 것은 앨범 컨셉입니다.

 

 

 


1집은 락을 접목한 댄스로 시작했죠. 2집을 거치면서 리믹스를 비롯한 DJing의 영역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더니 3집에서 락스피맃 정체가 확연히 들어나는가 싶더니 4집에서 뜬금없는 힙합접목. 그리고 솔로에서 핌프를 잠깐 건드는가 했는데 다시 모던락스런 컨셉으로 선회.. 이 모든게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트렌디하며, 상업적인 계산이라고 하기엔 또 강한 개인취향이 드러납니다. 여기에 원조 신비주의 연예인으로 활동하며 최근엔 엄청난 스캔들까지 곂치며 희대의 팬덤을 쌓아온 서태지입니다. 그의 많은 앨범중에 제일 먼저 3집을 리뷰하게 된 이유는 양사장의 감성이 담긴 노랫말과 김동률의 극찬에서 시작했네요. 이 글을 쓰면서 3번째 돌려 듣고 있는 3집 앨범. 한국 100대 명반 중 57위죠? 57위 밑에 있는 56장의 앨범이 정말 신비롭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끝으로, 저만 알고 있는(그렇게 믿고 있는, 혹은 나만 관심있는) 한가지. 부활 3집 '사랑할수록'을 부른 원보컬 김재기를 아시나요? 불행의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되면서 연습으로 한 번 부른 데모를 앨범에 싣었는데, 그 곡은 훗날 엄청난 명곡으로 남게 되었단 굉장히 굉장한 전설같은 레전설. 전설의 주인공인 김재기가 서태지와 아이들 3집에 코러스로 참여했었습니다. 발해를 꿈꾸며, 내맘이야, 제킬박사와 하이드 이렇게 3곡에 참여했는데 안타깝게 목소리를 딱 짚어내는건 제 능력밖의 일이네요. 불후의 명곡을 남긴 김재기와 서태지의 인연속에 참 흥미로운 점은 김재기의 사망일과 서태지의 그룹 3집 앨범의 발매일입니다. 1993년 8월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재기가 1994년 8월에 발매한 서태지와 아이들 3집에 코러스로 참여했다는 사실. 그리고 김재기가 부활의 3대 보컬로 앨범 준비를 하던 93년 여름은 서태지가 하여가로 바쁘게 2집 활동을 하고 있었던 시점인데... 만약 그 코러스 김재기가 부활의 김재기가 아니라면 어떨 수 없지만, 그게 동일인물이라면 서태지는 2집 활동과 동시에 이미 3집을 준비했었던게 되겠죠. 뭐 이제와서 크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여러모로 참 흥미로운 인연인것 같아 어릴적부터 혼자 많은 상상을 펼쳤던 기억이 납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덧글

  • Jay 2013/03/26 12:39 # 삭제 답글

    너 이글루스도 하냐 ㅋㅋ
    이런...반가우면서 어처구니 없는 일이;;;
    페넌힐에서 긴가민가 했는데...니가 맞구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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