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따라잡기



지드래곤 쓰레드 좀 지겹죠? 답답하고 짜증나고. 그래서 따라잡아 보려고요. 이겨버리면 후련하거든요 그런건







권지용을 처음 알게 된건 꼬마룰라때 였습니다. 룰라의 섹시한 리드보컬보다는 강렬한 랩과 춤을 추는 남자맴버에 관심이 많았던 전, 자연스럽게 고영욱인가의 역을 맡았던 그 꼬마를 관심있게 봤었죠. 그냥 좀 못났지만 개구장이같은 꼬마였던걸로 기억됩니다. 룰라의 헌정앨범이 나온다는 루머가 돌때, 지디가 참여하면 큰 이슈가 될텐데;; 라는 아쉬움을 가져보았지만 그건 이미 불가능해졌음으로. 이미 그전에 뽀뽀뽀로 데뷔를 했다고 알려졌는데, 그렇게 어린나이때부터 다져진 연예계 통밥은 지금의 지디에게 때어낼수 없는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댄스를 춰도, 노래를 불러도, 랩을 해도, 프로듀싱을 해도, 패션스타일을 소화하는것 까지 지디는 천상 연예인스러워요. 그 모든걸 아우르는 가장 큰 컨셉은 '아티스트' 이고요







그리고 수년이 흐른뒤, 꼬마룰라는 물론이고 그룹 룰라의 존재감도 서서히 사라질때쯤 권지용은 G-드래곤 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죠. 13살짜리 꼬마 랩퍼라면서 꽤 큰 이슈가 되었었죠. 제가 지드래곤을 처음 만난것도 그당시였습니다. 공연준비로 대기실쪽에서 놀고 있을때, 어린꼬마가 몇몇 힙합뮤지션들과 함께 있던걸 보았죠. 당시만 해도 누구 동생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게되었죠 그꼬마가 지드래곤이였다는걸요. 그 뒤로도 두번정도 더 본적이 있는데, 그때는 이미 YG와 계약을 맺은 상태였습니다. 한번은 세븐과 함께 있는걸 보았는데 당시 세븐도 데뷔 전이였기 때문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네요;; 솔직히 당시만 해도 YG는 '뭐, 걔들이 힙합이라고? 흣' 이런 이미지가 강했어요. 기껏해야 지누션하고 원타임이 있었는데 음.. 좀 그랬죠. 하튼, 여전히 꼬마였고 13살짜리 랩퍼라는 사실 말고는 전혀 인상적인게 없었기 때문에 모습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또 그리고 또 몇년이 지나고 YG FAMILY 앨범에 어색하게 변해버린 변성기 목소리를 가지고 '멋쟁이 신사~♬' 하면서 잠시 나오더군요. 2NE1의 CL나 박봄도 그렇고 YG는 데뷔전 이곳저곳에 참여시켜서 경험을 쌓게 하는데 능숙해 보여요. JYP도 비를 그런식으로 트레이닝 시켰지만 단순히 백댄서였을뿐이지 정식으로 본인의 이름을 걸고 무대에 오른건 아니였거든요. 지디는 그 전에도 지누션의 'A~YO!' 뮤비에 함께 출연한 태권영배와 항상 듀오로 묶여서 활동을 했었어요. 강남등지에서 공연참여도 꽤 했었죠. 그때로써는 태권영배가 훨씬 눈에 들어왓었죠. 지금과는 다르게 이쁘장한 얼굴에 강단이 있어보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런데 몇년후 데뷔를 할때는 보컬을 맞고 있더라고요. 분명 꼬마랩퍼듀오였는데;; 그렇게 해서 태양이 탄생한것이고 지디와는 땔래야 땔 수 없는 인연이 되었죠. 이번 솔로앨범에 유일하게 참여한 빅뱅맴버가 태양이더군요. 확실히 TOP나 승리, 대성과는 다른 YG스러움이 가득한 친구들이에요. 아마 이 친구들도 계약서가 없을듯 해요. 죽으나 사나 함께 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몇년후 분명 듀오로 나올것 같았던 지드래곤과 태권영배(태양)은 뭔가 짜고치는 고스톱같은 느낌의 리얼리티 다큐를 거쳐 빅뱅이란 그룹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 그 다큐프로그램이 정확히 기억이 나는게, 대한민국에서는 불가능할것 같았던 힙합알앤비음악을 너무나도 능숙하게 소화해 내는 어린친구들이 무척이나 놀라웠거든요. 제가 음악을 하던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아직은 힙합이란것이 '국내' 와 '국외' 가 꽤나 극명하게 갈리던 시절이였는데, 음악을 접고 불과 몇년 뒤 어린 힙합하는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그것을 몸에 익히고 표현해 내고 있다는 사실은 절 더더욱 순수리스너가 되게 만들었죠. 삐삐시대가 핸드폰시대로 바뀌는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비록 미국힙합을 그대로 답습해서 흉내내기만 잘해도 스타가 되고 있지만, 그 결과물을 실시간으로 듣고 보고 자라게 될 10대초중반 친구들이 20대가 되어서 활발한 음악활동을 시작할때는 또 어떤 시대가 올지 개인적으로 큰 기대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데뷔한 빅뱅의 몇년간의 행보는 다들 너무나 잘 알듯이 엄청났지요. 물론 데뷔초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들의 음악이 애매했기 때문이였습니다. 원래 YG의 힙합은 그때까지도 크게 대중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누션이나 원타임이 어느정도 힙합이란것을 하면서 YG를 이끌어 왔지만 역부족이였죠. 그 이유는 Perry 라는 프로듀서 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그 정체가 뚜렷하지 않은 Perry의 음악은 뭐랄까, 참 세련되고 퀄리티 있고 깔끔해 보였지만 대한민국 대중을 끌어 당기기에는 2%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YG는 대중들의 귀에 쏙쏙 밖히는 노래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죠. 아마 그 시초가 SE7EN의 3집 앨범인것 같아요. 휘성과 거미를 통해 대중이 좋아하는 말랑말랑함을 맛본 YG는 Teddy를 앞장세워 대중성 확보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게 빅뱅과는 크게 어울리지 않았는지 그들의 1집은 참담했죠. 기억에 남는 노래가 뭐가 있을까 싶네요. 그렇게 망하나 싶었는데;;; 오히려 빅뱅은 엄청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그 거대한 이슈의 중심에는 지드래곤이 있었습니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밑바탕은 있는데, 대중의 이목을 확 집중시킬 포인트가 없었던 YG가, 거짓말을 시작으로 대중의 사랑을 얻기 시작한데는 확실히 그 터닝포인트가 있었을 겁니다. 우리는 그 터닝포인트를 지드래곤이라고 인식하고 있는것이고요. 이것은 그에게 천재아티스트의 굴레를 쓰게 만들었고, 바로 어제 솔로앨범 발매까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거대하게 부풀린거겠죠.









전에 제가 이런 말을 했어요.

'지드래곤을 천재다 아니다를 따질건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그의 능력은 인정합니다. 프로듀싱능력말입니다. 그는 작곡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작곡가가 아닙니다. 그깟 몇소설 싸비 만들고 후크몇개 만든다고 작곡을 한다고 할 순 없죠. 결국 몇초짜리 샘플을 만들거나 활용하고 조합해서 곡을 완성시키는 작업을 하는 프로듀서일뿐이라는거죠'


제가 전에 썻던글 -표절 아닙니다- 중에서..


있는 그대로의 능력, 즉 작곡까지도 못되는 별거 안되는 몇소절 만들고 붙히는 프로듀싱 능력. 이것만 인정하겠다는 말이였습니다. 대중이란게 그리 만만한게 아닐텐데, 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국민가요를 몇곡이나 뽑아낸 이상 일정수준을 넘어선 능력은 확실히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디의 패션감각은 그의 브랜드파워를 끌어 올리는데 시너지효과를 일으켰죠. 그 논란속에는 대중들의 반감을 산 이슈들도 꽤 있었지만요;; 이번 솔로앨범은 두가지를 모두 노린게 뚜렷하게 엿보입니다. 이미 여러 자극적인 화보사진으로 우리는 독특한 지디의 모습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작정을 하고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음악은.. 음.. 두고 봅시다. 전 확신하고 있습니다만 대중의 귀는 언제나 민감한것 같으면서도 둔한 구석이 있고, 일률적인것 같으면서도 독특한 부분이 있으니 쉽사리 예상을 하긴 힘들어요.








표절논란에 휩싸인 곡이 현재 총 4곡 있죠. 먼저 허트브레이커, 타이틀곡이죠. 전곡이 공개되면서 자연스럽게 30초선공개때 일었던 플로라이다 표절의혹은 잠잠해 질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게 흥미롭습니다. 전, 최근 가장 핫한 비트위에 뽕끼 가득한 플로우로 강렬하게 사랑의 아픔을 울부짓는 노래 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노래 중반에 '한 번 돌아선 니 모습 차가운 그 눈빛이 싫어요~♪' 라는 부분은 심수봉을 떠올리고요. '지긋지긋지긋해! 삐긋삐긋삐긋해!' 는 이 곡의 하이라이트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는 -가증스런 입 다물래, 상대가 누군지 알고 말해- 이 부분입니다. 내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연인에게 이토록 날카로운 칼날을 세울수 있는것이 지디의 첫번째솔로앨범 타이틀곡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겠죠. 아쉬운부분은 역시 영어랩. 지디는 영어인트로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솔직히 못 들어주겠어요(발음이 안좋아요). 억지로 혀를 꼬아가면서 있어보이려고 연출하는건 그의 전반적인 성향과 직결됩니다. 여기저기서 지적되는 오토튠(기계음) 남발도 약간 우려가 되는데, 그렇다고 이 곡을 오토튠없이 듣는다면;; 그건 좀 아니겠죠? 그리고, 이 모든 헤어짐에 심장이 찢겨진 아픔이란 컨셉을 완성시키는것이 의상 및 퍼포먼스입니다. 뮤비 보셨죠?

(HQ로 보세요. 화질이 좋지 못한게 많이 돌아다니길레 가능하면 퀄리티 좋은것으로 골라봤습니다)





패션쪽 일을 하고 있는 제가 영상미라던가 연출력을 논하긴 힘들어 보여요. YG의 모든 뮤비를 연출하고 있는 서현승감독을 믿는부분도 있고요. 무엇보다 곡의 컨셉에 맞는 적절한 영상을 뽑아내는건 국내 최고인것 같거든요. 그래도 조금 아쉬운건, 여자회상이미지와 마지막에 벽을 깨부시는게 좀;; 하지만 뮤비에서 나온 지디의 의상만큼은 몇마디 해야 할 것 같아요. 먼저 그의 의상감각은 참 뛰어납니다. 일단 의상소화능력도 좋지만 무엇보다 감이 좋아요. 그가 입고 나오는 소소한 아이템들은 이미 유럽이나 일본등지에서 유행하는 것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그렇다고 유럽의 길거리에 10명중 8명이 입고 다니는건 아니에요. 현지에서도 독특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선택하는 아이템인데, 이것을 한국바닥에서 재현해 낸다는것은, 그것만으로도 인정 할만 하죠. 별난사람들만 모인 방송계에서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감각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노홍철, 윤도현, 지드래곤, 류승범정도를 패션감이 좋은 남자연예인이라고 생각해요. 이들은 각자 추구하는 트랜드가 약간씩 다르지만 어느정도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지드래곤은 이들이 보여주는 트랜드의 부분부분을 적절히 잘 섞어서 새로운 지디스타일을 만들어 냈다는데 큰 점수를 주고 싶네요. 얼마전까지만해도 펑키하고 하드고어한 디테일 강한 스타일이 대세인듯 했으나, 올 여름이 무르익으면서 달콤하고 내츄럴한 색감과 디자인이 남성복에도 많이 섞여지고 있습니다. 페미닌한 디자인에 로맨틱한 컬러를 어떻게 소화해 내지? 라는 의문은 앞으로 2~3년 정도가 흐르면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 지겠죠. 뮤비에 나온 스타일중 눈여겨 볼 몇가지로는, 먼저 헤어스타일 & 스모키화장+창백한입술입니다. 머리결은 전체적으로 앞쪽으로 끌어모으고 가르마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누기 보단 한쪽으로 모으는 스타일에 강렬한 탈색. 스모키화장과 더불어 창백해 보이는 입술은 퇴폐적인 이미지를 뿜어 내면서 더더욱 여성스러워졌죠. 옴므파탈일까요;; 그리고 의상으로는 어깨끝이 삐쪽하게 강조되고 기장이 현저히 짧아진 자켓(그냥 큼직한 뽕만 넣어 강조했던 손담비가 안쓰럽군요). 그리고 가죽, 스톤워싱, 데님을 가리지 않는 덜 스키니한 베기팬츠와 독특한 하이탑슈즈와 부츠. 보기흉할정도로 타이트해지던 스키니진은 갈수록 여유로워 지고 있고 하이탑슈즈는 좀더 고급스럽거나 클래식함과 크로스오버 되고 있어요. 목이 깊게 패이고 큼직하지만 독특한 프린트나 장식이 들어간 셔츠까지, 이거 모두 2010SS 시즌에 유행할 것들이거든요. 물론 홍대나 압구정쪽에 가면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일반인들도 있겠죠. 하지만 그들도 역시 주의에서 패션에 뛰어난 사람, 또는 트랜드를 앞서는 사람이라고 평가 받을겁니다. 그런데 하물며 그런것들을 방송에 나와서 전국의 수백만명의 대중에게 보여주는 지디는 진정한 패션리더겠죠(물론 그 뒤에는 YG의 스타일리스트라던지, 지용군의 패션쪽 친구들도 있겠지만 결국 그걸 제일 앞에서 보여주는건 본인이죠).

















다른 표절논란곡들은 저도 확실히 모르겠어요. 일단 오아시스의 곡과 흡사하다던 -Butterfly-는 원곡을 샘플링한게 아니라고 한다면;; 다이나믹듀오의 솔로와 흡사하다는 -Hello-는 정말 비슷하네요. 표절여부는 제가 뭐라 할게 아니지만 비슷한것만큼은 확실해요. 너무 단순한 멜로디여서 오히려 방심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표절은 살짝 벗어나 보여요 미묘하게요. 마지막으로 Teddy가 만든 -The Leaders-인데, 이건 뭐 트랜디한 비트위에 역시나 트랜디한 플로우의 랩을 한것 뿐이지 역시 표절이라고 하긴 무리입니다. 아시죠? 힙합에 표절이 어딨나요;; 원래 이것저것 다 갔다가 쓰고 요리조리 짬뽕해서 만드는 장르이고, 그거 듣고 클럽에서 부비부비할 수 있음 장땡인것인데 뭘 바라나요.








앨범의 다른곡들은 매우 흥미로웠어요. 자기 힘들다고, 연예인 쉬운거 아니라는 -소년이여-에선 정말 가볍게 랩을 했네요. -Breath-야 말로 정말 표절같아요. Heartbreaker를 카피했어요;; 김건모가 부른 -Gossip Man-은 YG의 오지랖을 인증하는 멋진 콜라보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Korean Dream-하고 -She's Gone-입니다. 태양과 Kush가 참여했는데, 곳곳에 세세하게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어서 참 좋네요. -1년 정거장-은 음;;; 글쎄요, 이런 곡들로 가득찬 앨범을 원했던걸까요? 역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Heartbreaker-네요. 찢겨진 어린 심장을 세련되게 울부짖으며 대중에게 사랑을 강요하는 그 속물같은 트랜디함이 너무 지디스러워서 만족해요.








뮤지션과 아이돌사이에서, 서태지 이후 가장 잘팔리는 브랜드를 만들어 놓은 13살짜리 꼬마랩퍼는 딱 여기까지입니다. 그러고 보면 댄스에서 락으로 헤비메탈로 힙합으로 획기적인 변신을 거듭했던 서태지는 참 미련했네요. 그래서 단명했죠 그의 아이돌뮤지션브랜드는. 하지만 지디는 좀더 약았고 YG라는 거대한 빽이 있기 때문에 장수할것 같네요. '빅뱅'의 존재적가치도 '아이들' 보다 높고요. 브랜드에서 아이돌이란 거품이 빠진후에는 어찌될런지는 계속 지켜봐야겠네요.









자, 이제 지드래곤을 따라잡으셨으니 이런저런 생각 접으세요. 그냥 어깨를 들썩이며 즐기세요. 즐기라고 있는게 음악이자나요:)









by 백작크리스 | 2009/08/20 23:01 | 연예 | 트랙백 | 덧글(5)

요리 잘하는 남자



제가 요리를 잘합니다.







이건 몇 안되는 '대놓고 자랑할수 있는 것' 들중 하나인데요,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식당가서 사먹는것보다 집에서 요리해서 먹는게 훨씬 맛있고 또 주위 친구들도 항상 이것저것 해 달라면서 술 사들고 급습하죠. 제가 귀찮아서 거절을 하면, 필요한 재료를 말해주면 직접 장을 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와서 요리좀 해 달라고 '출장요리' 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보쌈', '감자탕', '갈비찜', '파스타', '닭X리탕' 그리고 '각종안주류' 입니다.






사실 전 요리를 잘 할 수 밖에 없는 유전자를 타고 났습니다. 친가쪽 식구들이 모두 미식가+대식가 이고 외가쪽 역시 그렇거든요. 게다가 조부모님들이 조그만 식당을 하신적이 있으세요. 어머니는 그쪽 재능을 고스란히 물려 받으셨는지 젊은 시절부터 장금이 마냥 못하시는 요리가 없었어요.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드시고 나면 며칠뒤 바로 그 맛을 똑같이 시연해 내시곤 하셨죠. 그게 현재는 한식전문 레스토랑 운영으로까지 이어지셨죠. 처음에는 사업차원에서 운영만 하셨는데, 요리하는 실장들이 뒤로 빼먹는 돈이 엄청나다는것을 알게 되신뒤로 직접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하시고 바로 키친으로 뛰어 들어 쉐프를 하시게 되었죠. 어머니가 개발하신 '마법의 가루' 라는것을 한수저만 넣으면 세상 모든 전골 및 볶음or찜 요리가 최고의 감칠맛 나는 요리로 변합니다. 그 마법의 가루, 요리 하시는분 들은 대충 뭔지 짐작 가실거에요. 무서운 중독성을 가지고 있답니다.








아마 이런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었어요. 한때는 제가 사는 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이 주방이 되기도 했을 정도에요. 쇼핑을 다녀도 주방기기만 눈에 들어오고, 일주일에 두번씩 장보러 가는게 너무 즐거워서 친구들 장보는걸 따라다니며 쇼핑메이트가 되주기도 했어요.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다 보니 주부들과 정보도 공유하고 커피도 한잔하고 그러기도 했었죠. 제가 장볼때 즐기는 루트는 모든 코너를 빠짐없이 훑고 지나가는 건데요, 이게 지름신을 만날 가능성이 농후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처음보는걸 사와서 이런저런 요리를 하는게 정말 큰 즐거움이에요.








요리할때 몇가지 팁이 있어요. 5년 가까이 모든 식사를 직접 해결하다 보니(제게는 매우 까칠한 입맛을 소유한 수험생 동생도 있어요;;;) 자연스럽게 익힌 노하우 입니다. 바깥음식이 질리셨다거나, 집에서 요리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해 보세요:)



1. 요리는 항상 준비와 정리가 동반 되어야 합니다. 라면 끓일때 물이 보글보글 끓어 오르기만 기다릴께 아니라, 라면봉지를 뜯어 스프를 조그만 종지그릇에 모아놓고 면도 직접 넣을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거에요. 그러다 물이 끓으면 내용물을 넣고 또 마냥 기다릴께 아니라, 라면봉지도 치우고 팔 썰때 쓴 칼과 도마도 후딱 설거지 하고요. 이게 너무나 당연한 소리 같고 쉬어 보이지만 요리 스케일이 커지면 쉽지도 않고 또 매우 유용하단걸 느끼게 됩니다. 야채등은 미리미리 손질을 해두고 또 재료 준비에 썻던 칼이나 가위 스푼이나 집게 등도 꼬박꼬박 씻어서 제자리에 치워 놓는게 좋습니다. 조미료 등으로 지저분 해진 가스렌지 주변도 함께 치워가면서 하는게 좋아요. 사실 이런 요리와 동시에 정리를 하는건 프로페셔날한 요리사들에겐 불필요할 뿐더러 오히려 해가 되죠. 속도가 생명이기도 하고 그런 뒤치닥거리를 해줄 보조가 있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집에서 내가 요리하고 또 내가 치워야 한다면 꼭 습관을 들여두세요.







2. 먹고 싶은 요리가 있으면 인터넷에 검색해서 조리법을 참고하시면 참 편리합니다. 그런데 이때 조심해야 할 부분들이, '적당히' '양껏' '입맛껏' 이런 명확하지 않은 양조절과, '대충 집에 있는 재료', '꿩 대신 닭' 같은 정체불명의 재료선정, 그리고 '익을때까지', '쫄이세요', '색이 어느정도 바뀌면' 등의 자기멋대로 조리시간입니다. 조미료부분은 솔직히 제각각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어렵습니다. 좋은 방법으로는 매우 조금씩 (반수저씩) 첨가해 가면서 그때그때 마다 간을 보는겁니다. 그러면서 얼마큼 넣었는지 기억해 두면 다음부턴 확실한 조미료양이 있기에 더욱 편한 요리가 됩니다(간 볼때 혀 조심하세요). 재료선정은 정말 중요한데요 각각의 성질을 이해해 두면 유용합니다. 소고기를 돼지고기로 대체할 수는 있는지만 돼지비린내를 조심해야 하니까 마늘이나 미림을 첨가 해야 하고요, 간을 맞출때 소금을 보통 쓰지만, 국이나 찌개에는 간장을 넣는다던가 하는 식의 대처법이 생기죠. 절대 조심해야 할것은 이것저것 넣다보면 잡탕이 되고 맛도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없으면 안 넣는게 낫지, 괜히 이거 괜찮을까? 싶어서 넣다보면 정말;;; 조리시간은 불조절을 같이 해주셔야 합니다. 냄비나 프라이팬의 성질도 알아야 하고요. 게다가 재료를 넣는 순서도 확실히 구분 해줘야 하죠. 감자나 당근처럼 단단한 성질은 다른 야채보다 좀더 일찍부터 볶아줘야 균형있는 볶음밥을 만들수 있거든요. 두터운 냄비는 약한불에 오래 익혀도 좋지만, 양은냄비따위는 자칫 잘못하면 바로 밑바닥에 타기 시작하고 요리는 탄내가 심해서 먹을수가 없는 지경에;;;






3. 솔직히 요리 하다 보면 맛이 형편없을때가 있죠. 그럴때를 대비해 항상 상차림을 근사하게 해줘야 해요. 요리를 하고 바로 드실께 아니라 깨끗하고 넓은 접시에 옮겨 담고 참깨를 살짝 뿌려준다거나, 라면을 먹어도 큰대접에 덜은뒤에 먹는다던가. 수저와 젓가락도 그냥 알아서 챙기게 두지 말고 밑에 넵킨을 깐뒤에 그위에 올려놓으면 상차림이 훨씬 근사해 보이고, 별로였던 음식 맛도 왠지 좋게 느껴질수 있답니다. 특히 밑반찬을 꼭 덜어 드세요. 3단으로 구분되는 반찬그릇에 김치며 콩자반이며 오징어포를 덜어 먹으면 기분도 한결 좋아지고 반찬보관에도 용이하죠. 귀찮으시다고요? 해보면 별거 아닙니다 반찬 덜어먹기:)






4. 여러번 시도후에 익혀둔 음식은 다양한 응용버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야꼬돈(부자덮밥)을 익히고 나면 같은 방식이지만 다른 음식으로 응용이 가능하죠. 닭고기 대신에 다른 종류의 고기를 넣어도 되고요 사정이 안되면 그냥 계란만 풀어도 좋아요. 라면도 작은 변화를 주면 다양한 맛이 납니다. 설탕을 조금 넣으면 면이 꼬들꼬들해지고요, 간장을 넣으면 풍부한 맛이 나요. 마늘을 넣으면 훨씬 쉬원하고, 후주를 넣으면 꽤 풍미있는 라면이 됩니다. 파 대신에 잘게 썰은 양파를 넣어도 좋고 또 물 끓일때 고추장이나 된장을 살짝 풀면 새로운 라면이 됩니다.







5. 마지막으로 제가 자주하는 요리들 팁입니다. 참고해보세요:)

* 김치찌개를 할때는 김치를 미리 볶은뒤에 끓는 물을 넣으세요 그리고 설탕 한스푼을 넣어보세요. 다진마늘도 한스푼 넣으시고요. 혹시 김치가 덜 익어서 맛이 안나면 식초 한스푼을 넣으세요. 감칠맛이 더해집니다. 물론 돼지고기or스팸or어묵or참치를 잊으면 안되죠!!





* 볶음밥을 할때 조미료를 살짝 넣으세요. 그리고 계란을 풀면 질감이 좋아지는데요, 계란을 풀때 이렇게 해보세요. 거의 다 완성된 볶음밥을 한쪽으로 몰아서 한쪽에 공간을 만드세요. 그곳에다가 계란을 풀고 마구마구 휘저으며 스크램블에그를 만드세요. 그뒤에 다시 볶음밥과 섞어서 몇번 더 볶아주면 맛있는 계란 볶음밥이 되요:)





* 여름에 기력이 떨어지시면 삼계탕을 해 드세요, 매우 쉽거든요. 냄비에 물을 넣고 닭을 풍덩 넣으세요. 거기에 통마늘 한줌, 인삼잔뿌리 몇개, 대추나 황기등 쉽게 구할수 있는 한약재료를 넣고 한시간 푹 끓이세요. 좀더 그럴싸한 삼계탕을 원하신다면, 미리 두~세시간 뿔려둔 찹살을 닭 똥꼬에 가득 넣은뒤 끓이세요. 쉽죠?






* 저녁에 술한잔 하실꺼면 보쌈을 만드세요. 큰 냄비에 물을 가득 채우고, 간장큰국자+통마늘몇개+된장 큰수푼+새우젓한스푼+통양파(껍질안깐)한개+커피한스푼 을 넣고 끓이세요. 물이 끓으면 보쌈용 삼겹살을 넣으시고 두껑을 닫고 30분가량 익히세요. 그러면 물이 살짝 쫄아 들텐데요 그때 찬물을 보충해주세요. 그리고 다시 10분 강한불에 익히고요, 불을 줄여서 5분정도 마저 익히세요. 그리고나서 고기를 건져내고 흐르는찬물에 씻어낸뒤에 썰어 드세요. 보쌈속도 간단해요. 슈퍼에 파는 무채있죠? 빨간무채. 거기다가 설탕한스푼+케찹큰두수푼+조미료 살짝을 첨가해서 무쳐내면 그럴싸한 보쌈속이 됩니다.






* 꽁치김치찌개. 이거 정말 쉽고 맛있어요. 무를(감자도 좋아요) 얇고 네모모양으로 썰어서 넓은 냄비바닥에 깔고 그위에 김치를 통채로 한포기 한 쪼개서 올리세요. 그리고 그 위에 꽁치통조림을 국물과 함께 올리고 김치가 자박자박하게 잠길정도로 물을 넣고 끓이세요. 물론 고춧가루 두스푼+설탄반스푼+다진마늘한스푼도 넣으시고요. 그리고 약한불에 20분정도 끓이시면 되요. 중간중간 살짝 들썩 거려주면서 국물도 위로 뿌려 주시고요. 소주한잔 생각나실겁니다 분명!







* 어제 먹다 남은 치킨 뻑뻑한살이 남았으면 오야꼬돈 어때요? 라면끓일때보다 조금 적은양의 물에 간장한스푼+설탕한스푼+일본조미료를 잘게 썬 양파와 함께 끓이세요. 끓고 나면 먹다 남은 닭고기를 찢어서 넣고 3분정도 끓이세요. 그뒤에 노른자를 4등분한 계란을 전체적으로 뿌린뒤 불끄고 두껑덮고 1분정도 마저 익히세요. 그 뒤에 밥위에 얹어먹음 맛있는 닭고기덮밥이 되거든요.






* 제가 제일 좋아하는 라볶기입니다. 라면끓일때보다 좀더 많은 물에 고추장 두스푼+설탕한스푼+간장한스푼+다진마늘반스푼을 넣고 끓이세요. 보글보글 끓고 있으면 라면+어묵+햄+양파+양배추를 넣고 마저 끓이세요. 그럼 끝! 전 이것만 한달동안 먹었어요. 질리시면요? 그냥 라면을 먹으면 되죠. 또 질리면요? 라면대신에 떡을 넣으면 되고요. 근데 요거는 지금 당장 해 드릴수도 있을만큼 간단하죠? 지금 당장.








쓰다보니 정말 별볼일없는 내용이네요;; 그래도 이 여름 매일 밖에서 사드시지만 말고 집에서 요리하면서 재밌게 보내시라고 적어봤어요..... 라고는 하지만, 사실 진짜 이 글을 쓴 이유는!! 자랑도하고 광고도 하는거에요:) 이글 보고 기대하라고요~! 참고로 전, 설거지 잘하는 여자가 참 좋아요








by 백작크리스 | 2009/08/19 01:12 | 개인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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